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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직원과 셀카ㆍ셀프 동영상ㆍ100회 행복토크…“회장님이 달라졌다”
작성일 201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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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기업문화]직원과 셀카ㆍ셀프 동영상ㆍ100회 행복토크…“회장님이 달라졌다”

- 이재용, 사내식당서 밥먹고 직원과 셀카
- 정의선, “나도 1년차” 셀프 동영상 미래공유
- 최태원, 연간 100회 임직원 행복토크
- 구광모, “회장 아닌 대표로 불러 달라”
- 권위의식 내려놓고 격의 없는 소통 활발
- ‘계급’ 아닌 ‘역할’ 중시 사회변화 한몫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3일 수원사업장 사내식당에서 점심을 마친 뒤 직원의 사진촬영 요청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직원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천예선ㆍ정찬수ㆍ이세진 기자] ‘탈(脫)권위ㆍ소탈ㆍ실용ㆍ개방’

젊어진 재계 오너들의 소통 키워드다.

총수들의 세대교체가 활발해지면서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대신 신세대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수평 리더십’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회장님 카리스마’로 대변되던 1세대 창업주와 2세대 아버지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한국 사회의 욕구 구조가 ‘생존’에서 ‘자아실현(원하는 것 하겠다)’으로 진화하면서 경영자의 리더십도 변해야 한다는 절박감도 묻어난다.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는 더이상 ‘계급’에 복종하지 않고 ‘역할’로 일터를 결정한다는 의미다.

4차 산업혁명시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과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총수들의 필수 덕목인 이유다.

▶권위의식 내려놓은 4대그룹 총수= 새해 벽두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소탈 행보는 화제가 됐다.

지난달 3일 이 부회장은 새해 첫 사내 공식일정으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았다.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지만 직원들을 술렁이게 한 것은 가동식 후 이 부회장이 사내식당에 들어서면서였다.

직접 식판을 들고 짬뽕을 택한 이 부회장은 “식사 맛있게 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악수를 청하는 사원들에 일일이 응하며 소탈한 인간미를 보였다.

이같은 사실은 일부 직원들이 소셜미디어에 이 부회장과 함께 찍은 셀카 사진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실용을 강조하는 이 부회장은 해외 출장 일정에도 별도의 수행원을 동행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삼성전자의 수직적인 직급 호칭 체계를 수평적으로 전면 개편했고, 호암상 시상식 기념행사에서는 “수상자가 주인공이 돼야 한다”며 전통적인 ‘만찬’ 형태에서 ‘음악회’ 형태로 바꾸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셀프 동영상을 통해 새롭게 승진한 직원들에 축하 인사를 전하고 있다. [동영상 캡처]
명실상부 대표이사로 올라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셀프 동영상을 제작해 미래 비전을 직원들과 공유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현대기아차 신임과장 및 책임연구원 세미나’에 소개된 셀프 동영상에서 ‘넥쏘’ 자율주행차를 직접 운전하며 등장했다. 이 영상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나도 작년에 승진해 여러분과 같은 1년차다”, “(직접 자율주행운전을 선보이며) 잘 만들었네요. 누가 만들었지?”등 농을 던지며 직원들과 친근감을 높였다.

정 수석부회장의 영상은 보수적인 완성차 업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영상 속 대화는 수직적인 조직문화로 몇 단계를 거쳐야 했던 소통 과정을 압축시킨 혁신으로 평가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8일 서울 종로구 SK 서린사옥에서 임직원들과 ‘행복토크’ 시간을 가졌다. [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유례없는 ‘릴레이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20년이 훌쩍 넘은 회장 직무기간 중 눈에 띄는 파격 행보다.

최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중 회사 임직원을 100회 이상 만나겠다”고 선언하고 ‘행복토크’를 진행 중이다. 2월 말 현재까지 최 회장은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건설, SK E&S와 SK네트웍스 등 주요 계열사 23곳을 방문했다.

“제 워라밸 점수는 꽝” “양말 하나만 바꿔도 소소한 행복이 된다” “일주일에 100㎞를 걸으려 한다” 등 행복토크 중 나온 최 회장의 발언은 임직원 마음의 벽을 허문 어록으로 회자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앞줄 왼쪽 세번째) 지난 13일 LG 테크컨퍼런스에서 국내 석박사 R&D 인재들과 만나 격의 없이 소통했다. [LG 제공]
‘소탈과 겸손’의 상징이었던 고(故) 구본무 LG 회장에 이어 그룹 회장직에 오른 구광모 회장도 스스로를 ‘회장이 아닌 대표’로 불러달라며 일찌감치 수평적 경영철학을 강조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구 회장은 올해 새해인사모임에서 넥타이와 정장 대신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의 임직원들과 자유롭게 인사를 나눴고, 최근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석박사 과정 연구개발 인재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격의 없이 소통했다.

‘재계의 신사’라는 닉네임을 가진 허창수 GS 회장의 소탈함은 이미 재계 안팎에서 정평이 나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다시 맡게된 허 회장은 걷기가 취미일 정도이며, 국내외 계열사 현장을 찾을 때는 종종 차량이 아닌 수행직원 1명만 대동하고 지하철을 이용하기도 한다.

▶‘계급장 떼고 역할 승부’ 밀레니얼 세대 소통 방식= 재계 총수들의 이같은 소통 행보는 한국 사회의 변화와 맥을 같이 한다.

이홍 광운대 교수(경영학)는 “한국 사회의 욕구 구조가 생존에서 자아실현으로 바뀌고 있다”며 “상명하복식의 ‘계급’이 아닌 ‘역할’로 접근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불합리한 대우를 받으면 회사를 떠난다. 우수한 인재확보를 위해서라도 총수가 소통 리더십을 발휘해 내부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재계 3ㆍ4세는 1ㆍ2세대와 다르다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창업주 세대에는 총수가 직원들과 함께 고생해 성과를 일궜기 때문에 총수가 직원들에 싫은 소리를 해도 견딜 수 있는 일종의 충성심이 있었다. 그러나 3ㆍ4세로 넘어오면서 이같은 ‘감성’의 영역은 사라지고 ‘이성(계산)’의 영역만 남는다”며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3ㆍ4세 총수들이 직원들과 공감대 없이 군림하려고 하면 아버지는 물론 직원들에게 인정받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새로운 총수 리더십 안착을 위해서라도 수평적 소통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집단지성의 힘인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수”라며 “경영자와는 실제 대화할 기회조차 없는 직원들에게 친근감이 느껴지는 총수의 새로운 시도는 내부 소통과 조직 유연성은 물론 대중에 편안하게 다가가려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